우동 한 그릇
일본에서는
섣달 그믐날이면 우동을 먹는 관습이 있다.
하지만, 어머니와 두 아들 '시로도'와 '쥰',
이렇게 세 모자는 가난하여 섣달 그믐날이 되었지만
우동을 먹을 수 없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많은 빚을 졌기 때문에
그 빚을 갚으면서 생활하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이들을 생각하여
'북해정' 이라는 우동집에 들어간 어머니는
주저하면서 우동 한 그릇을 주문한다.
그들의 행색을 보고 형편을 짐작한 주인은
한 그릇에 반 그릇을 얹어서 내놓는다.
세 사람은 맛있게 우동을 먹고
고맙다는 주인의 인사를 받으며 길을 나섰다.
그 다음 해,
주인 내외는 미리 식탁을 '예약석'으로 비워 놓고,
올렸던 우동값도 옛날과 같이 내려놓는다.
이번에는 2인분을 주문하고 주인은 3인분을 내놓는다.
올 해의 세 모자는 빚을 다 갚았기 때문인지,
다른 때보다 훨씬 활기차 보였다.
그리고 새로 알게 된 사실,
동생 '쥰'이 작문 시간에
장래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에 대해 글을 썼다며
형이 그 글을 읽어 준다.
문 닫을 시간에 우연히 들어간 우동 가게에서
따뜻한 대접을 받고 힘이 났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그 다음해 부터는
세 모자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주인 내외는 여전히 그 시간이 되면
그 식탁에 '예약석'이라는 표시를 해놓고 그들을 기다린다.
이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따뜻한 사람들이다.
어머니와 두 아들들, 그리고 주인 내외와
심지어는 식당에 우동을 먹으러 온 손님들과
근처 상가 주인들까지도...
두 아들은 장성한 청년의 모습으로, 그리고 엄마는 제법 말쑥해진 모습으로.. 이제 그들은 한 그릇의 우동이 아닌, 떳떳한 세 그릇의 우동을 시켜 놓는다. 그리고 우동 집 주인이 베풀어 주었던 따뜻한 배려와 마음에 대해 고마움을 전한다. 그렇게 <북해정>의 섣달 그믐은 훈훈함으로 젖어간다.
이 이야기는 역시
가난을 잘 모르고 자라는 요즘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느끼게 하는 소중한 감동을 안겨주는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다소 정서가 메마른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우리 어른들에게도 이 <우동 한 그릇>은
깊은 감동이 밀려오게 하는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특히 가난을 잘 모르고 자라는 요즘 아이들에게
가난의 어려웠던 시대를 살아본 어른들의 정서를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아울러 가난은 결코 자랑스러운 일 일 수는 없지만,
그를 딛고 일어서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결코 부끄러운 일도 아님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 이야기는 요즘같은 세밑에서
어렵고 가난한 이웃들을 위하여 돕는 방법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계기를 만들어주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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