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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여는 글귀

[스크랩] 모르는 사람에게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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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에게 쓰는 편지 / 이 보 숙 하늘이 잿빛으로 낮게 앉은 아침 그대는 나를 모르고 나도 그대를 모르지만 내 글을 읽어주는 그대에게 이 편지를 씁니다. 잔잔하게 물이 끓는 소리와 창을 두드리는 가을의 마지막 비 실내를 서성이는 느린 음표들의 소리 내 가슴이 뛰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시 한 구절에 감동하고 노래 한 소절에 가슴 뛰고 뜨겁게 흘릴 눈물이 있었으며 가슴 아픈 사랑, 피가 거꾸로 솟는 배신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연민 살이 찢기는 질투도 뜨거운 피로 흐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부턴가 사랑도 눈물도 마음 가득한 연민도 삶에 대한 열정도 식어 뜨겁던 피 미적지근하고 사막처럼 메말라 갑니다. 점점 차가워 가는 내 피 냉동 칸의 동태처럼 꽁꽁 얼어붙은 채 늙어 가고 있는 건 아닌지 이 생각 저 생각 커피 한 잔을 가슴에 담는 아침입니다.

출처 : 좋은글과 좋은음악이 있는곳
글쓴이 : 개츠비 원글보기
메모 :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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