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원
광토 김인선
원래로 돌아간다는 것
하나였던 것에 둘이 되고 둘이 넷이 되며 순리대로 번져가던
생의 프랙털에서 떨어지려 한다
그것은 나에 대한 믿음이다
예고 없이 무의식 상태에서 몸이 뒤로 넘어지더라도 나는 믿는다
머리가 땅에 부딪히는 순간 나는 머리를 안고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울 것이라는 확신을 한다
이제 처음처럼 하나가 되어 괴롭히던 번뇌의 뿌리를 뽑아낼 것이다
두려워하는 것에서 벗어나
불안감에서 벗어나
아무것도 아닌 듯 스치는 풍경을 보며 흐르는대로 살 것이다
어떻게 흐르든 내 설 자리가 있을 것이고 그 자리 그 시간에 변화된 운명을 즐길 것이다
고독도 아름답다고 할 것이다
이제 알 것 같다
누구든 미래가 변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 때 느꼈을 그 기분
서 있을 곳조차 없이 조여드는 압박
희미한 별빛 젖은 옥상에서 까마득한 주차장 아스팔트에 주던 시선
소나무 밑동에 뒹구는 소주병과 나란한 구두를 굵은 가지에서 내려보던 마음
그건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
욕망에 지쳐버린 마지막 순간에 떠오르는
그 자살이란 망령
그때
나에게 속으로 외친다
바보라고
뇌를 덮으며 교차하는 생과 사의 선택은 스스로 할 필요가 없었음을
사라진 전후 잠시일 뿐
아무도 누구의 죽음에 대해 오래도록 이야기하지 않는다
증언할 수 있다
각자의 죽음을 향한 슬픔은 이 세상에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실한 진실을 안다
그래서 괴롭다
지금 그 마음이지만, 내 눈으로 본 것처럼 잊힌다는 것과 무심하다는 것에 더 살고 싶다
차라리 하나로 환원하여
얽매고 있는 것에서 벗어나 고독한 자유를 선택하려 한다
운명아
날 앉혀 놓고 휘파람 불지 마라
넋을 뺄 듯 이마 누르며 무서운 눈빛 주며 소리치지 마라
풍요의 거짓 환상이 날카로운 발톱 지닌 악귀 되어 혼 파고 들어앉아 있는 것을 안다
그것은 아무도 떼어낼 수 없어 스스로 슬픈 퇴마사가 될 것이다
태초에 접신한 순수한 혼을 나는 아직 가슴에 지니고 있다
그 환한 빛 지금 뿌릴 때가 아니다
아름다운 종결이라 자위하며 미친 듯 비겁한 절규하지 않는다
나 하나이기에
더 사랑할 명분으로...
인생에 성공하려면 누구도 믿지 말아야 한다
단 그 성공이란 버리고 갈 부(富)를 전제로할 때 뿐이다
-epilogue-
인생에서 성공이란 의미는 무엇일까
명예?
부?
평범한 삶?
고난을 이기며며 혼을 일깨우는 삶?
희생이란 그림자?
우리가 성공했다고 부르는 사람의 이름 대부분이 부와 연결된 이름 아닌가
진정으로 성공한 시람
그 이름은 백 년이 지난 후에 알려진다
-'무제'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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