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생크 탈출
광토 김인선
'여기에 브룩스가 있었다'
쇼생크 탈출이라는 영화 속에서 도서관을 관리하던 브룩스가 목을 매기 전 새긴 글이다
무엇을 의미하고 싶었을까, 흔적없이 사라진다는 것이 그렇게 아쉬웠을까
숱한 사람이 죽음에 관한 말을 남겨 왔다
삶과 죽음은 풀 수 없는 영원한 숙제이기에 인간은 그 비밀을 알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죽음은 잊고 사는 것이 편하다
죽음은 절망적이지 희망적인 것이 아니므로 생각할수록 삶이 무의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바삐 돌아가는 현실이라는 환상이 눈과 코와 귀를 가리고 있어 우리는 죽음을 느낄 수 없다
형태 없지만 확실한 존재감으로 내 안에 도사리고 있는 죽음
그러나 항상 꼬여 있는 걱정이라는 창자가 뱉어내는 독한 소화액에 녹아내려
바로 배설되는 사소한 느낌일 뿐인 심각하게 실감할 수 있는 실체가 아니다
인간은 탄생과 소멸을 미리 알 수 없는 나약한 존재이다
그리고 유일하게 극단적인 결정을 내려 스스로 생명을 끊을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때론 죽음은 어떤 면에서 고통과 번민의 진정한 해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죽음 같은 감옥을 탈출하는 앤디(팀 로빈슨)의 이야기이다
망치가 든 성경을 꼭 쥐고 '리타 헤이우드'의 포스터를 건다
시간
시간이
포스터 뒤에서 희망을 쪼아낸다
하수구를 통해 탈출하여 비를 맞으며 포효하는 앤디
나도 그 앤디가 되고 싶은 것이다
긴 시간
두꺼운 벽을 조금씩 깨어 기어이 자유를 얻고 대서양 푸른 바다를 끼고 달리는 오픈 카
그 기다림을 배우고 싶다
극한에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희망을 지니고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것
그 대가는 분명히 기쁨의 결과를 가져온다
영화에서 보듯 감방에서 자유를 구속당한 채 형을 집행당하고 있는 사람보다
더 절망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 이 지구 상에 얼마나 많은가
그들은 악몽 속에서도 하루하루 실낱같은 희망을 잡고 악착스럽게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한다
좌절과 희망 간극 속에
죽어 있다고 여기는 것들이 놀랍게도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무는 푸른 이파리 달고 숲에서 생생하게 살아 호흡하다 잘려 죽지만
등 굽은 늙은이가 쥐고 있는 지팡이를 보라
다시 살아나 땅 두드리며
움푹 팬 깊은 곳과 튀어나온 돌부리를 더듬어 노인의 손에 전달한다
무성한 잎부터 다 벗어낸 나목이 될까지
비바람과 눈보라를 맞으며 다져진 단단한 세포벽이 새로운 부활 한 것이다
나무의 고독한 수행은 죽음을 자신의 벽 안에 가두고
생전의 형태를 잃지 않고 집의 뼈대가 되고 책상이 되고 문짝이 되고 지팡이까지 되어
끝없이 살아 움직인다
차갑고 외로웠던 생이 희망을 지녔기에 되살아나는 것 아닌가
살아 있음은 무한한 능력을 펼칠 수 있는 희망을 지니는 시간이다
희망에 대해 이 영화에선 '좋은 것은 변하지 않는다'이라는 진리로 표현한다
우리의 삶은 주인공 앤디의 의지처럼 확신을 지니고 시간과 맞서는 싸움일지 모른다
이미 시간이 지나쳤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운명 아니겠나
그러나 그마저 알 수 없으니
영화 속 레드(모건 프리먼)처럼 나침반을 들고 돌무더기 속
앤디의 편지
그 희망을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푸른 자유
넘실거리는 대양을 그리며...
물 한 모금에 하늘 보는 여유
그마저 빼앗는 유혹이 가득하다
행운을 들춰보는 하루하루
희망이라는
아름다운 딜러가 모른 척 나눠주는
미래란 묘한 카드
그것은
결과가 결정된 패였음을
생이란
뻔한 종결에 요행수 꿈꾸며
탄이란 목카드 펼치는
한판
속임수 게임이다
-'탄'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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