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晩秋) / 서운
저물녘의 노을이 가장 아름답듯
한 생(生) 의 막바지
붉은 빛으로 치장을 한 단풍잎들이
혼미(魂迷) 하도록 황홀 하다
싸늘한 바람이 불어와
나뭇가지를 마구 흔들고 있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내일이면 떠나갈 잎새들을
야속하게 하나 하나 떨구고 있다
한잎 한잎 떠나 보내는 나무들은
가진것 다 주어 보내는 촌로(村老)처럼
빈 손의 미덕(美德)을 베풀고
말없이 눈을 꼭 감은 채
다음에 올 세상을 기다린다
모두 떠난 빈 가지 위엔
졸리운 눈을 가진 햇살만이 아직남아
마지막으로 길 떠날 채비를 하는데
세상 모든 것들과 이별해야 하는 만추(晩秋)는
그래서 너나 없이 외로운 계절이다
설령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 할지라도
'마음을 여는 글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빗방울사랑... (0) | 2013.11.16 |
---|---|
[스크랩] 쓸쓸한 가을날의 연가 (0) | 2013.11.16 |
[스크랩] 시인의마음 (0) | 2013.11.16 |
[스크랩] 너와 나만은 영원해지고 싶다 (0) | 2013.11.16 |
[스크랩] 가을 별곡 (0) | 2013.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