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체중을 7~10%만 빼도 없앨 수 있지만, 방치하면 간경화나 간암으로 악화될 수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지방간은 간 속에 5% 이상의 지방이 낀 상태를 말한다. 원인이 알코올이면 '알코올성', 그 외의 원인(비만·당뇨병·이상지질혈증·약물)이면 '비알코올성'으로 진단한다. 지방간은 특별한 증상이 없고 흔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술을 마시지 않아도 생기는 비알코올성의 경우는 더 그렇다. 하지만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최근 유병률(35%)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는 간경화를 거쳐 간암까지 진행될 정도로 위험하다. 이 질환이 있는 사람은 향후 심장병·뇌졸중 등 중증 질환에 걸릴 위험이 2~3배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한양대병원 소화기센터 전대원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더 이상 방치하면 안되는 중증 질환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간 1%, 간경화로 진행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주요 원인은 비만이다. 음식을 많이 먹거나 인슐린 저항성(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진 상태) 탓에 혈액 내 포도당과 지방산이 과하면 간에 중성지방으로 축적되면서 지방간이 된다. 지방간과 함께 당뇨병·이상지질혈증이 있으면 간에 지방이 더 잘 쌓이고, 염증도 잘 생기므로 지방간이 간염, 간경화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강모 교수는 "초음파 상 간에 지방이 많이 껴있을 뿐 아니라 간세포가 손상됐거나 염증이 의심되면 간에 직접 침을 찔러 간세포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직검사를 하면 단순 지방간인지 지방간염인지 간경화인지 확진할 수 있다. 전대원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률을 30%라고 보면, 이 중 10~20%는 지방간염이고 지방간염의 30%는 간경화로 간다"고 말했다.
- ▲ 양방향 화살표는 관리·치료하면 좋아질 수 있다는 의미.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 감량이다. 몸무게의 7~10%만 빼도 지방간은 저절로 좋아진다. 전대원 교수는 "특히 한국인은 탄수화물과 첨가당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성인 402명의 식습관을 조사한 결과, 탄수화물 섭취량 하위 33%군에 비해 상위 33%군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병 위험이 남성 1.7배, 여성은 3.8배였다. 첨가당은 과일주스·커피믹스·탄산음료에 많은데, 포만감이 없어 많이 먹게 되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일주일에 두 번, 최소 30분 이상 운동을 하면 간 지방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식이·운동요법으로도 지방간이 좋아지지 않거나 당뇨병·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약 복용을 고려해야 한다.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의 대표 약제는 고용량 비타민E(800IU/일)이다. 항산화 효과 덕분에 지방간이 호전된다고 한다. 그밖에 당뇨약(피오글리타존, 메트포민 성분)과 이상지질혈증약(스타틴)도 지방간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김강모 교수는 "약은 단기간 보조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뿐, 식이·운동 요법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출처/ 헬스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