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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여는 글귀

[스크랩] 한 해를 보내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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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보내는 마음

     

    김 용 복

     

    언제 부턴가

    남은 나이를 살아간다는 생각에

    몸에 붙은 액세서리 하나하나

    내려놓는 기분이 들었다.

     

    눈이 펑펑 쏟아지던

    20대 총각의 성탄 전야

    메주곰팡이 꽃피던 초가 사랑방

    여럿이 잠든 무명 이불속

    발가락 낚시에 걸려든 그녀

    첫사랑의 연이 될 줄 몰랐다.

     

    별이 쏟아지던 날 밤

    이별이 서러워

    별이 섞인 눈물을 쏟던

    마지막 그 얼굴

    아직도 생생하건만

    이제는 잡아 둘

    용기가 없음이 슬퍼진다.

     

    다시 살아날 불씨도 없는

    잿더미를 모아

    후후 불어 보지만

    회색먼지만이

    머리카락에 앉는다.

     

    이런 나의 딱한 몰골이

    가슴안의 남은 추억들을

    하나 둘 내려놓게 만든다.

     

    2013. 12. 17.


         

        출처 : 좋은글과 좋은음악이 있는곳
        글쓴이 : 무봉 김도성 원글보기
        메모 : 나는 올 한 해를 바쁘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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