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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여는 글귀

[스크랩] 비워가며 닦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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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가며 닦는 마음  
모름지기 살아간다는 것은 
가득 채워져 더 들어갈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 
비워가며 닦는 마음이다. 
비워 내지도 않고 담으려 하는 욕심, 
내 안엔 
그 욕심이 너무 많아 이리 고생이다. 
언제면 
내 가슴속에 
이웃에게 열어 보여도 부끄럽지 않은 
수수한 마음이 들어와 앉아 둥지를 틀구 
바싹 마른 참깨를 거꾸로 들고 털 때 
소소소소 
쏟아지는 그런 소리 같은 가벼움이 자릴 잡아 평화로울가. 
늘 
내 강물엔 파문이 일고 
눈 자국엔 물기 어린 축축함으로 
풀잎에 빗물 떨어지듯 초라하니 
그 위에 
바스러지는 가녀린 상념은 
지줄 대는 산새의 목청으로도 어루만지고 달래주질 못하니 
한 입 배어 먹었을 때 
소리 맑고 단맛 깊은 한겨울 무, 
그 아삭거림 같은 맑음이 너무도 그립다. 
한 맺히게 울어대는 뻐꾹이 목청처럼 
피맺히게 토해내는 내 언어들은 
죽은 에미의 젖꼭지를 물고 빨아내는 
철없는 어린것의 울음을 닮았다.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이, 곧 나다. 
육체 속에 
영혼 속에 
수줍은 듯 숨어 있는 것도 역시 나다. 
나를 다스리는 주인도 
나를 구박하는 하인도 변함 없는 나다. 
심금을 울리는 하나의 목소리 
하나의 외침, 외침들 그것도 역시 나다. 
나를 채찍 질 하는 것도 나요, 
나를 헹구어 주는 것도 나다. 
- 좋은글 중에서-

출처 : 좋은글과 좋은음악이 있는곳
글쓴이 : 명 성 원글보기
메모 : 마음을 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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