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나에게 잃어버릴 것을 잃어버리게 하시고
나에게 남을 것을 남게 하여 주십시오
와글와글 타오르던 무성한 여름은
제자리 자리마다 가라앉아
귀중한 생명들을 여물게 하였습니다
보시다시피
이젠 감당할 수 없이 숨찬 계절이었습니다
이제 돌아갈 것을 돌아가게 하여 주시고
총총히 서 있는
잎 떨어진 나무 수리를 지나는 바람에도
생명을 알알이 감지할 수 있는
소리 없는 가을을 나에게 주십시오
기름진 미운 얼굴을 거두고
기도를 올린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우수수 세월이 지나가는 나의 자리
검은 수림처럼 그대로 말없이
잃어버릴 것은 잃어버리게 하여 주시고
나에게 남을 것은 남게 하여 주십시오.
詩 조병화(趙柄華)
출처 : 좋은글과 좋은음악이 있는곳
글쓴이 : 란(蘭).꽃의향기 원글보기
메모 : 길을 잃었다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반응형
'마음을 여는 글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원망 하지 않는 삶 (0) | 2013.12.27 |
---|---|
[스크랩] 제게 유일한 사람에게 아침편지 (0) | 2013.12.27 |
[스크랩] 오늘의 아름다운 약속 (0) | 2013.12.27 |
[스크랩] 시간이 지날수록 (0) | 2013.12.27 |
[스크랩] 마음이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0) | 2013.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