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아! 벌써 가게? 난 어찌하라고 / 그린이야 류교열
저기 저 하늘 좀 봐 봐
가을아! 가을아!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물빛 하늘에
흥건히 젖어 훤히 비치는
슬프디 슬퍼 시리도록 아린 하늘을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리면
파란 눈물 뚝뚝 떨어질 것 같아
그냥 멀리서
바라보고만 있는 거야
만지는 순간 아픔이 시작될지 몰라
가을아! 저기 좀 봐 여기 좀 봐
저 산너머 끝까지 붉게 노랗게 태워
천지를 물들여 놓고
붉은 눈물 뚝뚝 훔치며
너 혼자 떠나면 어떻게 하니
난 우수수 털어낸
한 겨울나무의 헐벗은 나무처럼
붙일 길 없는 맘 붉게 타들어 간다
좀 쉬었다
내 맘 좀 달래주고 가려무나
가을아! 가을아!